李 대권 가도 '마지막 변수' 선거법 사건 결론 언제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7일 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 시점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이번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사실상 이 후보 대권 가도 상 마지막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 속에 이르면 대선 후보 등록 마감 전 선고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대법원은 지난 22일 이 전 대표의 선거법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뒤 당일 첫 심리에 나섰다. 이틀 만인 24일 두 번째 합의기일을 열고 실체적 쟁점을 논의하는 등 전례 없는 속도전 양상을 보였다. 아직 추가 기일은 잡히지 않았다.지난 3월 26일 2심 선고까지만 하더라도 대선까지 상고심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주를 이룬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법이 빠른 사건 배당에 이어 전합 회부, 두 차례 심리에 나선 것은 대선 전에 매듭을 지으려는 강한 의지가 투영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선고일을 놓고는 우선 5월 전합 정기 심리일인 22일이 있는 주간(19∼23일)이 될 수 있다는 예측과, 대선 과정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보 등록 마감일인 다음달 11일에 앞서 7~9일이 될 수 있다는 풀이가 상존한다.대법원 내규상 선고 기일을 전합 기일과 다른 날로 정할 수 있으나, 통상 그날 합의뿐 아니라 선고도 같이한다.전합에서 아직 한두 차례 더 합의가 필요하고, 판결문 작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되 대선 임박까지 너무 늦지는 않아야 한다는 점이 5월 23일 전 선고설의 배경이다.반면 대법이 더 속도를 올려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내달 11일 전에 선고를 내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선거법상 정당은 후보자 등록기간이 지나면 설령 본인이 사퇴하더라도 다른 후보자를 등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선후보 결정 과정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면 내달 9일까지는 선고가 나와야 한다.전합의 경우 대부분 한 차례 합의로 선고하는 통상적 절차에 비춰봐도 불가능하지 않은 시나리오란 분석이 나온다.대법원 상고심은 법률 적용·해석의 문제를 다루는 점에서 만장일치를 유도하기보다 다수결로 빠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번 사건 선고에는 회피신청을 한 노태악 대법관을 제외한 11명의 전합 구성원 중 8명 이상의 의견일치가 필요하다.대법관 사이에 견해차로 인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선고는 대선 이후로 밀릴 수 있다. 이 경우엔 만약 이 전 대표가 당선 시 상고심 재판을 정지해야 할 지를 놓고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의 해석 및 적용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4룡'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2차 컷오프 결과 누가 살아남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과반이 넘는 득표를 기록하는 후보가나와 승부를 결정지을지, 결선으로 가 치열한 양자 대결이 벌어질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앞서 2차 경선 1대 1 맞수토론, 4강 토론회 일정을 마친 국민의힘은 27·28일 선거인단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해 3차 경선 진출자를 가린다. 2차 경선 결과 과반 득표자가 있을 경우 곧바로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3차 경선을 거쳐 다음 달 3일 전당대회를 통해 최종 대선 후보를 확정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가나다 순) 등 2차 경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엇비슷한 상태로 누구 한 명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지난 25일 한국갤럽이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5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국민의힘 및 무당층은 김문수 19%, 안철수 5%, 한동훈 25%, 홍준표 23%의 비율을 보였다.김·한·홍 후보가 '3강'을 형성한 가운데 과반을 넘길 만큼 우세한 선호도를 보이는 후보가 없다는 얘기다. 해당 조사에서 19%의 선호도를 보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지지가 특정 후보에 쏠린다고 해도 과반을 넘기 어려운 여건이다.각 후보들이 앞다퉈 한 대행의 출마를 전제로 한 단일화 논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혀 한 대행과의 단일화 여부도 '표심 기준'으로써 역할이 희미해진 상태다. '김덕수(김문수+한덕수)'을 외치며 김 후보가 한 대행 지지 흡수에 앞장섰으나, 한·홍 후보 역시 한 대행과의 단일화 시나리오에 동의 입장을 내놓고 있다.29일 공개될 3자 경선 진출자가 양자로 결정될 경우 '반탄', '찬탄' 후보 비율에도 관심이 쏠린다. 반탄과 찬탄 후보가 1명씩 갈려 이름을 올릴 경우 표심이 양측으로 나눠져 누가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될지 점칠 수 없는 국면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반탄에 무게를 둔 국민의힘 주류 의원들의 뜻과 달리 찬탄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국면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원내 의원들이 3차 경선에서 반탄 후보 선출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이번 주 출마설이 제기되는 한 대행이 경선 후보들을 향해 어떤 입장을 내놓는지도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3차 경선은 30일 양자 토론회, 다음 달 1~2일 선거인단투표·국민여론조사를 거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번 주 중 대선 출사표를 던지고 '반(反) 이재명 빅텐트'에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모두 후보 단일화에 찬성하는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선언한다면 대선 구도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출마 요구에 대한 목소리를 회피할 수만은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 53조에 따라 한 대행은 내달 4일까지 공직에서 사퇴해야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우선 거론되는 시점은 오는 30일이다. 한 대행은 29일 국무회의에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할 수 없도록 한 이번 개정안은 한 대행으로 인해 사실상 촉발됐기에 스스로 거부권 행사를 통해 마무리 지을 것이 확실시된다.다만 한 대행이 거부권 행사 당일 사퇴하면 거부권 행사가 무효화되기에 실제 사퇴는 30일이 될 것이란 계산이다. 다음 달 1일부터 최장 6일의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져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30일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29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최종 결심과 권한대행직 사의를 미리 밝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29일에는 현재 진행 중인 국민의힘 2차 대선 경선 결과도 나오기 때문에 한 대행으로서도 출마 결심을 굳히기 적절한 시점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양자구도의 결선이 이뤄진다면 다음 달 1~2일 선거인단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다음 달 3일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한 대행이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경선에서 최종 선출된 후보 동의 하에 '원샷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한 대행은 호남 출신 외교통상 전문가라는 점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한 대행은 ▷국민의정부 초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참여정부 경제부총리 및 국무총리 ▷이명박 정부 주미 특명전권대사 등을 지내 '경제통인 동시에 미국통으로 꼽힌다. 특히 참여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데다 호남 출신 인사이기에 민주당 내 비명계 인사들이 빅텐트에 참여할 명분도 제공할 수 있기에 합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다만 선출직 경험이 없는 인사의 대선 등판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위기관리의 리더십"이라며 "한 대행이 중도층에 호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 달여 남은 6·3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27일 국민의힘은 2차 경선 투표에 돌입하면서 최종 후보 구도도 좁혀지고 있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지지율 선두권을 달려온 김문수 후보는 "필사즉생,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각오로 국민의 함께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반드시 이기겠다는 자신감의 원천은 '청렴'이다. 그는 "경기도지사 시절 '청렴영생 부패즉사'(淸廉永生 腐敗卽死) 각오로 청렴도 최하위였던 경기도를 청렴도 1등으로 만들었다. 국민께서 저를 대통령 후보로 지목해 주신 것은 부패하고 위선적인 이재명 후보에 맞서 이길 가장 강력한 후보가 김문수라는 기대를 하시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여부에 연일 관심이 쏠리는 상황 속에서 단일화를 가장 먼저 제안한 후보이기도 한 그는 27일 매일신문 등 9개 지역 대표 언론사들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이하 한신협)와 인터뷰에서 '단일화 빅텐트' 필요성과 방향, 자신의 역할 등에 대해 밝혔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반 이재명 '빅텐트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단일화에 대한 구상과 본인이 단일화에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단일화를 제일 먼저 제안한 사람은 저 김문수였다. 출마 선언 직후부터 보수후보 '단일화'를 줄기차고도 강력하게 제안했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건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국민적 요구를 담기 위한 절박한 호소였다. 이재명 집권을 거부하는 사람과 세력이라면 누구라도 좋다. '단일화 빅텐트'는 이번 대선에서 커다란 용광로가 되어 이재명 후보를 굴복시키는 최대 무기가 될 것이다. 반이재명 빅텐트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빅텐트임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단일화 빅텐트의 중심은 저 김문수가 될 것이다. 청렴을 무기로 단일화 빅텐트를 주도해 부패의 대명사 이재명 후보를 꺾을 것이다.-보수 정당에서 대통령 탄핵이 2번이나 일어났다. 현 보수 정당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지금 보수의 위기는 정체성의 위기 못지않게 '실력'과 '신뢰'의 위기이다. 과거의 보수는 실력이라도 있었건만, 지금의 보수가 진보를 압도할만한 실력이 있는지 솔직히 반성해야 한다. 게다가 내부 결속도 심각한 상황이다. '좌파는 분열로 망한다'는 오래된 정치 격언이 지금은 보수 세력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 되고 말았다. 이제 다시 실력을 쌓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민생의 현장으로 깊숙이 들어가 국민과 동고동락하는 자세로 환골탈태 다시 시작해야 한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는데▶우리 당과 우리 당원들이 만든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공동책임감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는가? 탄핵당하고 어려운 지경에 빠졌다고 거리를 둬서야 되겠는가. 표를 얻겠다고 의도적으로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건 책임 있는 태도도 아니고 인간적 도리, 정치적 도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강성 보수 이미지 탓에 확장성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중도층 공략 방법은?▶저야말로 중도 확장력이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자부한다. 지난 수십 년 노동 현장과 민주화운동 현장, 그리고 국회의원, 도지사, 고용노동부 장관 등 좌와 우를 모두 경험하며 치열하게 삶을 살아오면서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해 왔다. 중도는 '실용'이고 '통합'이라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저는 중도층이 공감할 수 있는 공약과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공약이 바로 'GTX 전국 확대' 공약이다. GTX는 제가 경기도지사 시절 시작하고 추진된 것으로 수도권에서 누리는 GTX의 속도와 기회를 부산과 광주, 대구와 대전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제 공약이 실용을 추구하는 중도층에게 상당한 공감을 받고 있다.-전국 5대 광역권 GTX 추진을 발표했다. 실현 가능한 재원 방안이 마련돼 있는가?▶지방 GTX 노선은 각 지자체가 추진 중인 철도 계획을 바탕으로 설계됐고, 기존 철도망을 급행화-복선화-직결화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만큼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현실적 정책이다. 기존 GTX 사업 때 했던 것처럼 전국 5대 광역권 GTX 역시 국가재정 투입 외에 민자 투자를 함께 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것이다. 민자 투자한 기업은 일정 기간 운영 수익을 얻게 될 것이며 건설 경기 활성화, 일자리 창출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김문수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은 무엇인가?▶저는 철저한 자치 분권주의자이다. 그동안 지방자치가 많이 발전했지만 지방으로 권한이 더욱 많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은 지방 발전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중앙정부는 뒤에서 도와주는 시스템으로 더욱 확실하게 구축돼야 한다. 그 같은 차원에서 각종 인허가권과 조세권을 지방에 많이 나눠주는, 이른바 분권화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가속화해야 한다. 이렇게 지방의 권한과 책임을 높이면, 지방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지방 분권화 가속화는 지방의 생존 능력을 상승시켜 '양질의 일자리 증대–노동 인구 증가–저출산 문제 해결'로 연결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지지부진한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공공기관 이전 사업이 지방소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는데, 공공기관 이전 정책이 유효하다고 보나?▶공공기관 이전만으로는 지방이 살아나지 않는다. 지방 균형이니 혁신도시니 해서 관공서를 지방으로 내려보내도 지방은 갈수록 텅텅 비어가고 있지 않은가. 결국은 기업이 지방으로 가야 한다. 독일 바이에른주에 갔더니 아디다스 본사가 한적한 시골에 있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세제 지원 때문이었다. 독일처럼 과감한 감세로 기업이 지방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 경기도지사 시절, 판교에 테크노밸리를, 평택에 반도체단지를, 파주에 LCD단지를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그 결과 경기도가 대한민국 성장동력의 메카로 우뚝 자리 잡았다. 대통령이 된다면 국내 기업은 물론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글로벌 기업이 대한민국 지방 곳곳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유치의 전도사가 될 것이다.-국민통합 방안에 대한 해법은?▶김문수의 가장 큰 장점은 정치적 포용력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노동과 민주화 현장에서부터 경기도지사, 국회의원, 국무위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부대껴 왔다.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 다양한 현장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만큼 그 누구보다 국민통합의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대권 주자들이 외친 개헌에 대한 입장도 궁금하다▶국민 다수가 지지하는 대통령 직선제를 유지하되, 우리 사회의 변화와 국민적 요구를 반영한 개헌을 추진하겠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제왕적 대통령만큼이나 제왕적 의회 권력이다. 거대 1당의 입법 횡포를 막을 헌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30차례 이상 줄탄핵과 특검법 남발 등 국회의 독재적 행태를 견제할 헌법적 장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국회가 헌법재판관을 선출할 때 국회 다수당의 일방적 횡포를 막고 이념적 편향성이 과도한 재판관을 선택할 수 없도록 과반수 찬성을 넘는 3분의 2 이상 의결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절실하다.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 = 배주현 기자
정부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 정부와 '2+2 통상 협의'를 하고 상호관세 등 무역 현안에 대한 협의 과제와 일정의 틀을 마련했다. 국가 리더십 부재 상황에서 미국발 관세 충격 최소화 기반은 마련했다. 하지만 양국 정부가 협의 기한으로 정한 7월 초까지 통상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1차 분수령은 다음 달 중순 한국을 찾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우리 정부와의 고위급 통상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주 4개 분야 중심 실무협의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이번 2+2 통상 협의에서 이른바 '7월 패키지' 합의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기간(90일)이 끝나는 올해 7월 8일까지 '관세 폐지'를 목표로 협상을 본격화한다는 것이다.이번 협의에 한국 측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그리어 USTR 대표가 참석했다. 이는 리더십이 부재한 국내 상황에서 미국과 통상 협의와 관련해 긍정적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된다.안덕근 산업부 장관도 워싱턴 D.C. 브리핑에서 "상당히 좋은 출발을 했다"고 평했다. 그리어 USTR 대표도 "생산적인 회담이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한미 양측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실무 협의에 나선다. 협의는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정책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2+2 협의에서 미국의 요구 사항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정부는 앞으로 실무 협의에서 각종 비관세 장벽을 꺼내 들면서 한국의 양보를 압박할 전망이다.미국은 그동안 무역장벽(NTE) 보고서 등을 통해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입 제한부터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문제, 약값 책정 정책, 스크린 쿼터제까지 한국에 다양한 비관세 장벽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미국 측이 비관세 장벽 중 하나로 주장하는 '환율' 문제는 기재부와 미국 재무부 채널에서 별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협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전부터 지적해 온 방위비 증액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정부가 선방했다'는 평가와 함께 미국 측이 '더 큰 규모의 청구서'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상존한다.◆美 USTR 대표 방한이 1차 분수령 될 듯미국 정부가 유예한 25%에 달하는 상호관세와 관련해서는 한국 측 우려만 전달했을 뿐 방향성 논의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통상 불확실성이 적어도 7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장관도 "실제 품목 관세가 어떻게 될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할 부분"이라며 "실무 협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7월 패키지' 일괄 타결을 놓고 협상 속도와 관련한 온도 차도 감지된다. 현재 한국은 4개 분야 의제에 대해 미국 측과 의견 접근을 이뤄가면서 6·3 대선 이후 차기 정부가 협상을 마무리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미국 측은 협의에 속도를 낼 기세다.베센트 장관은 2+2 협의 직후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며 "이르면 다음 주(4월 마지막주) 양해에 관한 합의에 이르면서 기술적인 조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4개 분과별로 본격화되는 한미 통상 협의는 다음 달 중순 그리어 USTR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어 대표는 5월 15~16일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는다. 이 기간 한미 고위급 통상 접촉을 통해 그간 협의 결과물에 대한 평가와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세계 각국이 미국의 무분별한 관세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협상력이 점차 약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협상 타결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 한국에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문제는 일련의 불확실성을 감당하기에 한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속보치)은 이미 -0.2%로 3분기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4개 분기 연속 '0%대 이하' 성장이다. 여기에 역대급으로 장기화하는 소비 부진, 투자 위축 등이 회복되기도 전에 수출마저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민간소비는 0.1%, 건설·설비투자는 각각 3.2%·2.1% 쪼그라들었고 수출은 1.1% 감소했다. 민간 경기 부진 흐름에도 정부소비마저 0.1% 줄며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과다한 국가채무와 세수펑크에 갇힌 탓이다.심지어 작년 12월 비상계엄 이후 국내 정치가 극도의 혼란에 빠진데다 최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설이 불거지면서 경제 리더십의 부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를 시작하며,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하지만 한반도 안보에 관한 구체적인 정책 결정은 하지 않고 있다. 조만간 한미간 관세 협상이 마무리 되면 양국은 주한미국 방위비 문제 등도 본격적으로 협상할 것으로 보인다.큰 틀에서 보면, 트럼프 정부가 제시할 한반도 정책의 방향은 예측할 수 있다. 동맹보다 거래적 측면이 더 중시된다. 한국과 일본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함께 미 주둔군의 전략적 배치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특히,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군사력을 더 집중하기 위해 북한 위협에 초점을 맞춰온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밖으로 확대하고, 한국이 한반도 방어를 더 책임지도록 하는 움직임이 강화될 수 있다는 조짐마저 드러나고 있다.역대 미국 정부도 원했던 것이지만,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의 '임시 국가 방어 전략 지침'이 지난달 언론에 보도되면서 실행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미국은 본토 방어와 중국의 대만 침공 억제를 최우선시하고 러시아, 북한, 이란 등 다른 위협은 해당 지역의 동맹에 최대한 맡기며, 이를 위해 동맹의 방위비 지출 확대를 압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지침대로라면 한국이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국방 예산을 늘리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 견제로 확대하고,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대폭적인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1조5천억원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분담금을 10배 인상을 언급하기도 했다.또한 현재 2만8천500명 수준으로 유지되는 주한미군 규모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지향적 성격을 고려하면 주한미군 감축을 일단 우려할 수밖에 없지만, 주한미군을 두는 것 자체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도 나온다.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한국 패싱'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톱다운' 방식의 외교를 지향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분을 외교 치적으로 자랑해온 만큼, 제4차 미북 정상회담 추진에도 한국의 입장과 관계없이 주도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많다. 이럴 경우 미국은 한국과 협의가 아닌 일방적 통보 형태로 알려줄 수도 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를 문제 삼으며 국방비 증액을 압박했다. 또, 유럽에 안보의 '일차적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고, 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해 충격을 안겼다.
대구 달성군에 사는 김모(35)씨는 27일 "유심(USIM)을 교체하기 위해 개통했던 SK텔레콤 대리점에 들렀지만, 남은 유심이 없다는 소리를 듣고 다시 돌아왔다"며 "28일부터 유심을 교체해준다고 하지만 사실 언제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통신사에서 책임을 질 거라면 우편 등 일괄 배송으로 유심을 보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SK텔레콤 악성 코드 해킹 여파에 따른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무상 교체를 시행하는 28일에 앞서 주말 동안 전국 곳곳의 SKT 대리점에는 유심 교체를 하려는 가입자들이 몰렸다. 가입자들의 불안감이 상당한 상황에서 세심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유심칩 교체부터 발표해 혼란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앞서 25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는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열린 고객 정보 보호조치 강화 설명회를 통해 "SK텔레콤을 믿고 이용해 주신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SK텔레콤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원하는 경우 유심카드를 무료로 교체하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SK텔레콤은 28일 오전 10시부터 eSIM(이심·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 등 유심 교체 서비스에 나선다. 대상자는 해킹 피해를 최초로 인지한 지난 18일 24시 기준 가입자 가운데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모든 고객이다. SK텔레콤 가입자는 2천300여만명이다. 교체는 전국 T월드 매장이나 공항 로밍센터에서 가능하다. 다만, 키즈폰과 일부 워치 제품 등은 제외된다.사고 발생 이후 자비로 유심으로 바꾼 고객들은 소급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고객이 이미 납부한 비용은 요금 감면 방식으로 환급한다. SK텔레콤 통신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고객도 무상으로 유심 교체를 받을 수 있다. 알뜰폰은 각 업체에서 시행 시기와 방법을 별도로 공지할 계획이다.한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7일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유심 교체 조치의 적정성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대구 남구 신청사 부지 선정 결과(매일신문 3월 11일 등)를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강당골이 최종 선정됐지만, 평가표가 공개되면서 공정성 문제와 점수 산정 방식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남구청은 공정한 절차를 강조하고 있으나, 부지 평가를 두고서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매일신문이 입수한 지난달 11일 신청사 건립 부지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 3차 회의 평가표에 따르면, 선정위는 강당골과 현 청사를 6개 항목으로 비교 평가했다. 선정위는 이날 회의 직후 강당골을 신청사 건립지로 최종 확정했다.평가항목은 총 100점 만점으로 ▷토지 적합성(20점), ▷경제성(20점), ▷접근성(15점), ▷실현 가능성(15점), ▷상징성(10점), ▷설문조사(20점) 등으로 구성됐다.강당골은 접근성과 설문조사를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현 청사를 압도하며 총점 76.65점을 기록, 현 청사(55.66점)를 크게 앞섰다.현 청사가 강당골보다 앞선 항목은 접근성과 설문조사뿐이었다. 이 두 항목의 점수 차이는 0.80~1.93점으로, 다른 항목의 점수 차(2.86~10.34점)에 비해 크지 않았다.이에 대해 일각에선 "평가항목별 점수 차이가 과도하다"라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 청사가 우위에 있는 항목은 점수 차가 작았던 반면, 강당골이 앞선 항목은 점수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졌다는 지적이다.아울러 정량과 정성의 엇갈린 평가도 논란을 낳고 있다. 세부 항목인 '개발면적 수용성'의 정량평가에서 현 청사가 5점으로 강당골(3점)보다 앞서지만, 선정위의 정성평가에선 현 청사 3.05점, 강당골 4.67점으로 결과가 뒤집혔다.접근성의 정량평가에서 현 청사 5점, 강당골 4.5점 등 변별력이 낮은 점수를 부여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강당골은 남구 동남쪽 끝자락인 앞산과 인접한 외곽지여서 시내버스 노선도 현 청사보다 부족한 상황이다.경제성 세부 항목인 '사업성'에선 아예 정량평가가 이뤄지지 않았고, 정성평가에서 현 청사(4.76점)보다 강당골(8.48점)이 2배 가까운 점수를 받은 점도 의문으로 남는다.앞서 선정위는 위원장을 맡은 한 교수가 과거 조재구 남구청장의 인수위원장 경력이 있고, 위원 중에도 전 남구청 도시국장이 포함돼 있어 구청과 밀접한 관계의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이에 대해 선정위 관계자는 "위원 25명이 충분히 논의해 강당골로 결정한 것"이라며 "접근성에서는 현 청사가 우세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강당골이 더 낫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남구청 관계자는 "평가항목의 배점과 점수는 선정위가 자체 결정한 결과"라며 "선정위 구성도 최대한 공정성을 기하려 노력했다. 내달 중순 용역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인 대구시 군위군에서 주택 한 채를 추가로 구입할 경우 취득세를 최대 50%까지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4일 '대구시 시세 감면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제316회 대구시의회 임시회 기획행정위원회를 통과했다.이 조례안은 무주택자 또는 1가구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인 군위군에서 3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취득세를 감면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는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유입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달 중 공포될 예정이다.올해 1월 1일 시행된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인구감소지역 내 3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면 취득세 25%를 감면하는데, 이번 조례 일부개정으로 25%를 추가 감면해 최대 50%까지 취득세 감면 혜택을 준다.다만 이는 타 지역 또는 군위군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나 타 지역에 1주택을 소유한 경우에 적용되며, 군위군에 1주택을 소유한 경우는 특례 대상에서 제외된다.취득세 추가 감면 적용 기간은 상위법인 지방세특례제한법 시행일과 같은 내년 12월 31일까지다.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주택 구입에 따른 자금 부담을 덜고 생활인구 유입을 늘려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부동산 정책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선 주자들의 공약 발표에 따라 주요 지역의 집값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며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들어 급등하고 있는 민간 아파트의 고분양가 문제를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평균 매매시세를 역전했다"며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시세차익은커녕 분양가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로또 분양은 옛말"이라고 말했다.아파트 분양가 인하를 주요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부각하고 있다. 향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 개선 ▷다주택자 중과 배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 등을 대선 공약으로 발표할 예정이다.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측도 부동산 과세 완화를 내세워 대응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은 16일 출범식에서 1가구 2주택자의 세 부담을 줄이는 '국민 제2주소지제' 구상을 공개했다. 수도권에 1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인구소멸 우려가 있는 비수도권 주택을 구입해도 1가구 1주택 특례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이는 중산층을 겨냥한 표심 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대선을 앞두고 치열해지는 부동산 정책 대결에 따라 시장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의사당의 이전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반등 조짐을 보이는 세종시 아파트 시장이 대표적이다.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4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4%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1월 둘째 주 이후 1년 5개월 만에 상승 전환된 수치다. 세종시는 최근 거래도 늘면서 일부 지역은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가격도 상승했다. 2021년부터 이어진 가격 하락과 거래 침체 흐름이 최근 들어 급격히 반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병홍 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과 교수(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장)는 "매번 선거 때마다 표심을 얻기 위해 대책들을 많이 발표하지만 실제로 이뤄진 경우는 드물다"며 "부동산 정책은 중앙 정부가 일괄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각 지자체가 지역 사정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국군부대 5곳의 통합 이전에 따른 후적지 개발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자 대구시가 '국군부대 후적지 개발 추진단(TF)'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27일 대구시는 군부대 이전에 따른 후적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부서 간 협업체계를 강화한 별도 추진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앞서 대구시는 지난달 '군부대 후적지 개발구상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후적지별 개발구상에 따르면 ▷제2작전사령부의 경우 '종합의료클러스터' 조성 ▷제5군수지원사령부 '국제금융 도시' 구축 ▷방공포병학교·제1미사일여단 '국제교육 도시' 조성 ▷제50보병사단 '미래 첨단산업단지' 구축 등이다.이번 추진단 출범은 해당 개발구상안에 따른 실행력을 높이고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추진단은 홍성주 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총 11개 실·국, 17개 실무부서가 참여하는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조직으로 구성됐다.향후 추진단은 ▷개발구상안의 실행 전략 구체화 ▷국책사업과의 연계 방안 모색 ▷규제완화 및 제도개선 사항 검토 ▷도심 내 개발계획과의 중복사업 검토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대구시는 내달 추진단 전체 첫 기획회의를 시작으로 사업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이와 함께 지난 24일 '제21대 대선 대구시 지역공약 과제'로 선정된 도심 군부대 이전을 통한 신성장 공간 창조 사업이 향후 새 정부 국정과제로도 채택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도심 내 국군부대 이전으로 확보되는 후적지는 단순한 부지 활용을 넘어 대구 미래 100년을 책임질 핵심 성장 거점"이라며 "추진단을 중심으로 개발계획을 초기 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북 산불 전화위복 "영덕 노물리 마을 명품 관광지로"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를 비롯한 도청 실·국장 간부공무원들이 27일 대형산불 피해를 입은 영덕을 찾아 피해 복구 재건 방안을 모색했다.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이 도지사를 비롯한 도 실·국장 간부공무원, 김광열 영덕군수 등 100여명은 영덕 노물리 마을에서 '경북도 전화위복(戰火爲福) 버스' 첫 현장회의를 개최했다. 노물리 마을은 이번 산불로 인해 마을 전체가 불에 타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이다.이날 현장회의는 영덕 산불 피해 복구 및 노물리 마을 재건 방안을 모색하고, 주민 의견수렴을 통해 앞으로 경북도와 영덕군의 역할과 후속 대책에 대해 논의하고자 마련됐다.도는 이날 회의를 통해 노물리 마을의 재건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산불 피해로 인해 비탈면 지반 침식·붕괴, 축대 균열 등 주택 신축이 어렵다고 보고 복구가 아닌 마을 전체를 재건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구체적으로는 인접한 블루로드 테마마을, 전망대공원 조성, 마을 공공시설 확충 및 재정비, 마리나항 개발 등과 연계해 노물리 마을을 명품 해양관광 마을로 재건할 방침이다.도는 산불 피해 복구 및 지역 재건을 위한 특별법 제정, 정부 추경·국비예산 특별지원 건의 등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또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마련, 여름철 집중호우·산사태 등 2차 피해 방지와 함께 산불피해 주민 생계 위기 해결을 위한 긴급 공공형 일자리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영덕군은 이달 말까지 피해 복구 계획을 확정하고 임시주거시설 설치 등을 추진한다. 또 이재민 생활 안정화 사업과 공공·사유실 복구 등에도 나선다.이철우 도지사는 "'불을 이기고 뉴딜 경북'을 실현하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담아, 현장 목소리를 듣는 전화위복(戰火爲福) 버스 첫 회의를 이곳 노물리 마을에서 열어 영덕군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임시주택을 최대한 빨리 공급하고 특별법 제정 추진, 정부 추경예산 대응, 영농지원, 장마․홍수 등 2차 피해 방지, 공공형 일자리 사업을 즉각 시행하겠다"고 했다.또 " 영덕 노물리 마을을 세계적인 휴양·관광지와 같이 마리나항 개발 등과 연계해 명품 해양관광 마을로 재건하여 재난극복 국가 선도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3월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시작된 울진 산불은 213시간 동안 1만4천여ha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고 181가구의 이재민을 남겼다.당시 울진군 북면 신화2리는 마을이 불타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지난 24일 찾은 이곳은 검게 그을렸던 산과 집들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불에 탄 나무를 베어낸 곳에서는 어린 묘목이 푸르름을 뽐내며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주민들의 힘겨운 삶을 지탱해주던 임시 조립용 주택 대신 새롭게 단장한 집들이 아름다운 전원 마을을 연상케 했다.28가구 중 20가구가 전소됐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당시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정부와 경북도, 울진군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위해 기반시설을 조성했고 주민들은 자비와 정부보조금, 전국에서 보내온 성금을 보태 집을 신축했다.전호동 이장은 "생전 처음 당한 엄청난 산불로 주민 모두 충격과 공포, 절망에 빠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주저앉을 순 없었다"며 "전 국민이 우리 마을에 보내준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새로운 삶이 가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주민들은 새롭게 조성된 기반시설 위에 각자 처지에 맞게 58㎡~120㎡ 규모의 집을 지어 지난해 7월 입주를 완료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주미자 노인회장은 "인생의 전부를 살아왔던 옛 집이 사라져 아쉬움이 컸지만 현대식으로 잘 지어진 새 집에서 사니까 예전보다 편리해 살기에는 훨씬 좋기도 하다"며 웃었다.신화2리는 새롭게 조성한 기반시설 위 철제 울타리에 옛 이름인 '화동마을'이라는 별도의 표식을 달았다.신화2리보다는 화동마을 명칭이 더 친숙한 데다 앞으로 꽃처럼 아름다운 마을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마을 뒷산에는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벚나무가 심겨 있다. 이날도 인부들이 벚나무 심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몇 년 후 벚꽃으로 물들어 있을 화동마을의 봄이 떠올랐다.마을주민들은 산불로 많은 것을 잃었지만 얻은 것도 있었다. 바로 '주민 화합'과 '일심동체'다.전 이장은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 산불이라는 큰 아픔을 겪은 주민들은 동질감이 더 커져 오히려 예전보다 더 화합하고 결속력이 더 강해졌다"고 했다.최근 발생한 경북 초대형 산불에 주민들은 십시일반 모은 성금 500만원을 지난 16일 영덕군에 전달했다. 주민 30여명에다 대부분 8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재민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들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에 주저하는 사람이 없었다. 주민들은 "우리 마을이 피해를 입었을 때 도움을 받았는데 당연히 우리가 도와야지요. 성금이 적어서 부끄럽지요"라며 안타까워했다.전 이장과 주민들은 이 한마디를 꼭 당부했다."경북 북동부 5개 시·군 주민들이 지금은 심한 충격으로 실의에 빠져 있겠지만 국민들의 사랑이 여러분들에게 향해 있는 만큼 힘을 내기 바랍니다. 저희 마을처럼 반드시 다시 일어서서 화창한 봄 날을 맞을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를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길은 그가 평생 걸어온 것처럼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소박한 모습이었다.장례 미사가 열린 지난 26일 새벽부터 성 베드로 광장과 인근 콘칠리아치오네 거리 등지는 애도의 마음을 전하려는 추모객들이 몰렸다.이날 장례 미사는 교황이 잠든 목관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광장의 야외 제단으로 운구하며 시작됐다. 미사를 주례한 추기경단 단장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은 강론에서 "그는 끊임없이 평화를 호소하며 목소리를 높여왔다"고 말했다.장례 미사가 끝난 뒤 교황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로마 시내를 가로질러 장지인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성모 대성전)으로 출발했다.교황의 관은 기존에 장례 미사를 마친 뒤 사이프러스와 아연·참나무 등 세 겹으로 된 삼중관 입관 절차를 거쳐야 했으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1월 장례 예식을 개정해 삼중관 대신 아연으로 내부를 덧댄 목관 하나만 쓰도록 했다.또한 교황은 대부분 전임 교황이 묻힌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 대신 평소 즐겨 찾던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 인근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을 장지로 택했다.운구 행렬은 성 베드로 대성전과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까지 약 6km 거리를 사람 걸음 속도로 천천히 이동해,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이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는 수감자와 노숙자 등이 교황을 맞이해 눈길을 끌었다.교황은 과거 촛대 받침을 보관하던 대성전 벽면 안쪽의 움푹 들어간 공간에 안장됐다. 관이 놓이는 위치에는 흰 대리석 받침에 '프란치스쿠스'라는 라틴어 이름만 새겨졌다.교황청과 이탈리아 정부는 장례 미사에만 25만명, 운구 행렬에는 15만명 등 최소 40만명이 교황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것으로 추산했다.한편 장례 미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을 비롯해 세계 60여 국 정상과 왕족, 국가 원수, 130여 국 대표단이 참석했다.한국 정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조문사절단을 파견했다.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 정순택 대주교 등도 한국 천주교 조문단으로 참석했다.교황의 생전 요청으로 이탈리아 난민 구호 단체인 지중해 구조단과 리비아 난민 대표단 등도 장례 미사에 자리했다.이날 장례 미사를 시작으로 5월 4일까지 '노벤디알리'로 불리는 9일의 애도 기간이 이어지며,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매일 추모 기도회가 열릴 예정이다.
전국 40개 의대의 유급시한이 이번 주 안에 다가온다. 교육부와 각 대학들은 '더 이상의 학사 유연화 정책은 없다'는 입장이라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 절차가 가동된다. 이 때문에 24·25·26학번 세 학번이 1학년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이른바 '트리플링'(Tripling)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27일 대구경북 5개 의대에 따르면 지난 13일로 유급 시한이 넘어간 대구가톨릭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의 본과 4학년 유급 시한이 이번 주 안에 돌아온다.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의 유급 시한은 28일이고, 동국대 와이즈캠퍼스는 30일이 유급 시한이다.본과 4학년보다 개강 시기가 늦었던 예과 1∼2학년과 본과 1∼3학년 역시 상당수 의대에서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유급시한이 도래한다. 곧 중간고사 기간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 기한이 지나면 학생들의 마음이 바뀌어 돌아오더라도 의미가 없게 된다.정부 발표 후에도 의대생들의 복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17일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천58명으로 확정하면서 의대생 수업 참여율이 25.9%라고 밝혔다.이같은 상황에도 교육부와 각 대학은 복귀 시한이 지나면 학칙대로 유급 처분할 계획이다. 행정적 절차에 따라 실제 유급 조치는 학기 말 이뤄지더라도 유급이 취소되는 일은 없다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대구 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현재 의대 학생들에게 유급과 관련해 다른 조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학칙대로 처리될 것이라는 큰 틀은 변함이 없을 것이고 별다른 안내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트리플링'은 피할 수 없다는 게 교육계와 의료계의 한결같은 반응이다.의대는 학년제로 수업이 돌아가기 때문에 이번 학기 유급 시 다음 학기는 자동 '휴학' 처리된다. 따라서 이번에 유급될 경우 24·25학번은 내년에 들어올 26학번과 함께 1학년 수업을 받아야 한다. 각 대학에서는 한 학년에 최대 300명 이상이 몰리는 최악의 교육환경이 만들어지며 결국 수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정부는 트리플링을 막기 위한 마지막 설득 작업에 나섰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4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만남을 공식 제안했다. 이는 22일 대한의료정책학교 주최 간담회에서 의대생 10여명과 의정갈등 이후 첫 공식 대화 후 나온 정부의 대화 요청이다.의대협 측은 만남을 수용할지 내부 논의 중이나 조기 대선 전까지 수업거부 투쟁을 계속하며 차기 정부에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어야 한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천시, 130억원 '청정수소 생산사업' 자진 포기하나
경북 영천시가 정부 공모사업으로 추진 중인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생산사업'에 대해 백지화 수순을 밟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제대로 된 타당성 검토도 없이 받고 보자는 식의 국비사업을 유치했다가 사업비가 껑충 뛰고 적자 운영이 예상되자 자진 포기하겠다며 백기를 들고 있어서다.27일 영천시 등에 따르면 환경부 공모로 지난해 3월 선정된 이번 사업은 음식물류 폐기물 등 유기성 폐자원을 처리해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고질화 및 개질화를 거쳐 청정수소로 생산하는 것이다.국·도비 102억7천만원 포함 사업비 130억원을 들여 수소 생산시설 및 수송시설(튜브트레일러) 등을 2027년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환경부 및 한국환경공단 등과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한 업무협약식도 가졌다.문제는 영천시가 사업 실효성은 있는지, 다른 지역 현황은 어떤지 등을 따져보는 타당성 용역 조차도 없이 2개월 간 내부 검토만 거쳐 공모사업을 졸속 유치했다는 점이다.영천시는 사업 선정 8개월이 지난 지난해 11월 타당성 용역 조사를 의뢰해 올해 2월 결과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조사 결과, 이번 사업은 당초 대비 75억원 늘어난 205억원의 사업비가 들고 시설 유지관리비만 연간 28억원 정도가 소요돼 적자 운영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29억5천만원 어치인 하루 500kg에 달하는 생산 수소 판매를 위해선 연간 4억원의 운영비가 예상되는 수소충전소 확대가 필요하다.하지만 현재 영천지역에 운행 중인 수소차는 5대에 불과하고 미판매 물량을 고속도로 휴게소나 경산·포항·경주 등 인근 지역에 판매하려면 운반수송비 등으로 10억원 이상 추가 적자가 발생해 경제성은 더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환경부 역시 국비 추가 증액은 불가하고 수소충전소 공급 용도 이외 활용 시 국비 전액을 환수한다는 입장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영천시가 '수소경제도시로 도약!' 등의 슬로건을 내건 이번 사업 추진 과정을 보니 탁상행정의 전형이란 비판이 절로 나온다"며 "일단 따 놓고 보자는 식의 사업을 추진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영천시 관계자는 "잘못된 부분을 인정한다"면서 "과도한 시비 투입, 운영 적자 측면 등에서 맞지 않다고 판단돼 전면 재검토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북 포항의 한 아카데미 프로그램 소속 회원 A씨가 수십억원대 투자금을 받은 뒤 잠적해 경찰에 고소(매일신문 지난 23일 보도)된 가운데, A씨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27일 피해자 등에 따르면 A씨는 수년 전부터 안동 지역 사회단체 여러 곳에 가입해 활동하며 인맥을 넓혀왔다. 여기서 얻은 개인정보 등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해 환심을 샀다. 이를 통해 신임을 얻은 A씨는 지난해의 경우 국제봉사단체 포항 지역 한 조직 회장을 맡았고, 아카데미 프로그램 해당 기수 회장으로도 활동했다.A씨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도 잘 포장했다. 모임에서 자신이 포스코 공급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막대한 돈을 투자해 지은 불교 법당도 있다는 점을 적극 어필했다. 실제 A씨 명의의 공급사와 경주 안강에 위치한 법당의 존재를 확인한 이들은 A씨를 신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A씨는 피해자들을 법당에 데려가 사주 풀이, 명리 상담 등을 해주는 등 친분을 더욱 두텁게 했다.A씨는 상대의 재산 규모와 개인적인 사정 등 친밀도가 쌓이면 그때서야 '돈' 이야기를 꺼냈다.돈을 끌어들이는 수법도 다양했다. 포스코 관련 지인에게는 포스코 공급 자재 대금 부족을 호소하거나 돈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20~30% 이자 지급 등을 약속했으며, 일부에게는 공사 투자를 권유하며 돈을 빌렸다. 이런 식으로도 넘어오지 않는 사람에게는 "내 통장에 돈을 넣었다가 빼면 재물운을 얻어갈 수 있다"는 황당한 수법까지 동원했다.사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수천~수억씩 큰돈을, 직장인들에게도 수백만원씩을 투자 명목으로 받았다고 한다.한 피해자는 "'포스코에 자재를 납품하는 데 대금이 조금 모자란다.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넉넉하게 얹어 돌려주겠다'고 하기에 돈을 빌려줬고, 실제 약속한 기간 안에 원금에 이자까지 쳐서 입금해 줬다"며 "이 일이 반복되다가 갑자기 돈이 입금되지 않는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했다.또 다른 피해자는 "돈을 20일 빌려주면 2부(20%) 이자, 30일은 3부를 준다며 언제든 생각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며 "평소 하고 다니는 걸로 봐서는 사기를 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투자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A씨는 열흘 전쯤부터 피해자들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잠적한 상태다. 한 피해자는 지난 23일 A씨에 대해 포항남부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매일신문 보도로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나도 당했다'는 사기 피해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개인 친분을 악용한 사기로는 지역 최대 피해액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 10명 중 9명 원전 필요성 공감…"내 집 앞은 NO"
국민 10명 중 9명은 원자력발전(원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70% 이상이 원전이 안전하다고 답했지만,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원전이 건설되는 것은 반대한다는 의견이 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방사능 노출을 우려한다는 모순적 이유였다.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은 27일 '2025년 1차 에너지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여론조사 업체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의뢰를 받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2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7.0%는 '원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직전 조사였던 지난해 4분기(80.8%)보다 6.2%포인트(p) 늘었다. 2023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는 것이 재단 측 설명했다.반면 원전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지난해 4분기 16.7%에서 5.5%p 내린 11.2%로 나타났다.원전 안전성에 대해 응답자의 75.5%는 '안전하다'고 답했다. 71.2%는 '국내 원전의 방사성 폐기물 관리 안전성에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원전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설계·건설·운영 등 기술 전반에 대한 신뢰'가 37.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이미 운전 중이어서(22.6%) ▷정부 및 규제기관의 철저한 안전관리(20.7%) ▷전문가나 관련 종사자들이 안전하다고 해서(17.0%) 등 순으로 나타났다.원전 계속운전에 대해서는 응답자 70.9%가 찬성했다. 원자력 발전량에 대해서는 60.1%가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하지만 거주지에 원전이 건설될 경우 '반대할 것'이라는 응답이 51.3%로 '찬성할 것'(46.2%)이라는 응답보다 높았다. 반대 이유로는 '방사능 노출에 대한 위험 우려'가 60.0%로 가장 많았고, 찬성 이유로는 '에너지 자립을 위해 필요하다'가 48.0%로 가장 많았다. 아울러 응답자의 대다수인 91.8%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마련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2월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현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낮음'이라고 답한 비율(43.6%)이 '높음'(40.4%)을 웃돌았다. 11차 전기본에는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등 신규 원전 3기를 2038년까지 짓는 내용이 담겼다.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본 이유로는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 부족'이 43.9%로 1위를 기록했다.국민이 생각하는 에너지 현안은 ▷전기요금 안정화(36.5%) ▷탄소 중립 목표 달성(24.4%) ▷전력망 안정화 및 에너지 안보(각 17.0%) 등 순이었다. 전기요금과 관련해서는 ▷현행 유지(49.0%) ▷인하(28.4%) ▷인상(21.0%) 등의 의견을 나타냈다. 요금 인상이 필요한 분야는 산업용, 요금 인하가 필요한 분야는 주택용으로 나타났다.한편, 이번 조사는 면접원을 통한 전화조사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전화조사 응답률은 9.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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